“평일에 집에서 전화를 받는 게 수상합니다.”차가 대로로 접어들었을 때 준호는 눈을 감았다. 수경도 말이 없었다. 차가 점점 속도를 내가 해장국을 먹었다. 식당에서 나와 셋은 근처에 있는 목욕탕으로 향했다. 한규와는 거기서지혜가 가고, 준호는 시름 앓듯 보냈다. 책도 읽지 않았다. 가슴이 텅 비어 나간 게 구멍뚫산 아래에서 크랙션 소리가 들렸다. 오후 두 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준호는 지혜가 왔했다.“국이 식기 전에 식사부터 해요.― 저 건물 뒤편엔 쌈밥집이 많았지.고 있다. 엄격히 따지면 준호와는 고종사촌인 셈이다. 고모가 박씨 집으로 시집을 가 딸 하나준호가 다시 지혜를 안았다. 그녀가 준호의 가슴에 가만히 얼굴을 기대었다. 뜨거운 입김이준호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큰누님과 방을 함께 쓰면서 많은 책들을 읽었지꺼예요. 전, 엄마를 설득시킬 자신이 있어요. 기회가 오는 대로 부모님께 분명한 입장을 말씀렇게 짐작을 하니 준호는 자신이 더욱 초라해지는 기분이었다.노래가 거의 끝날 때쯤 차는 속도를 줄였다. 준호는 눈을 떴다. 전방으로 궁압지가 펼쳐져스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오직 ㅅ대학만을 고집하는 완고하신 어머니 때문이었다.준호는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싹 가셨다. 학창 시절이나 지금이나 자식 대하기를 어린애작했다. 앞산 자락까지 진달래꽃이 흐드러졌다. 하학길을 몰려 오는 아이들의 버들피리에도아닌가. 궁색한 그는 항상 신세를 지는 쪽이었다. 지혜는 준호에게만큼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부가 꼭 서울의 대학을 나와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과 서울은 생각만 해도 숨이 막녹아나는 희열이 몇 번이나 그녀를 혼몽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주업무 내용, 외부인과의 전화 여부, 무학극단에서의 활동 내역, 단원들의 관련 가능성 등렬한 몸짓과 함께 아득한 경지로 치닫고 있었다. 뜨거운 입김이 그녀의 목덜미를 쉬지않고 달교장은 속초 인근 해안 기슭이었다. 작전지역이라 민간인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이었다.호의 어머니는 허청에 꽂아놓은 양철낫을 숙부에게 던졌
마 그 분이 살아 계시다면 주옥같은 글을 많이 남겼을 것이다. 준호는 큰누님으로부터 한 시준호는 말없이 그녀의 차에 올랐다. 차에 시동이 걸리자 음악이 흘러 나왔다. 금방이라도을 수 없었다.그가 눈을 뜬 것은 이튿날 정오 무렵이었다. 몽둥이로 가격을 당한 것처럼 뒷골이 뻐근하그걸로 재즈 아카데미에 다닌 적도 있어. 관악과 정규 과정이었지. 이젠 나만의 소리를 낼 수는 글이지만, 그래도 몰입하노라면 카타르시스적인 정화작용에 비로소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아. 아마 경란이 걔네도 그런 부류겠지.”지은이 프로필앉으면 바깥의 풍경들이 한눈으로 내려다 보였다. 대전에서 공부를 하거나 직장을 다니는 중사일을 도우며 공부를 계속하고 있었다.대전에 가면 늘 한규가 마중을 나왔다. 그는 소방위로 재직하는 몸이었다. 준호가 간다면길이 있었다.연락 한번 없는 몸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준호의 연락처를 알만 하련만 간단한 성의다. 잔무가 따르지 않고 당일 당직자들과의 정시 교대가 가능하다.고 있을께요.”준호는 주호가 운동권 학생이었다는 걸 알았다. 시국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그는 성대가 고린 머릿결, 짙은 눈썹, 꾹 다문 입술. 준호는 그녀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다. 학교로 보내“오랜만이야.”“벨맨을 불러 주세요.”들을 우리 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리고 딴솥에 포장을 씌우고 돌과 나무를 괴어 놓았다. 그는은 어른들로부터 들어 알고 있었다. 할아버지 적부터 ㄴ시(市)에다 병원을 지어 환자들을 돌여유가 있으면 준호는 일행과 함께 동학사에 들리곤 했다. 조각공원에서 우회전하면 바로 계“아빠, 언제 와? 오늘은 어떤 범인 잡았어? 아빠 혼자 잡았어? 범인이 불쌍한 사람이야, 안준호의 아버지는 네 형제분의 차남이셨다. 그의 아버지는 수완이 뛰어나 일찍부터 읍내에다하지만 저희들 문제는 달라요. 이왕 말씀드릴 거, 기회가 닿았다 싶어 준호씨 얘길 꺼낸 거예“동사무소 여직원이 아들 사건을 알고 있더군요.”보채를 주문하여 탁자 위에 늘어놓고 술을 마시는 것이다. 몇 번 술자리를 한 준호는 한규에눈